검색하기 전 자주 묻는 질문을 살펴보세요

조사담(調査談)

한국갤럽, 조사인, 조사 이야기

사전 여론조사로 예상 가능한 정당 득표율은?
2020/01/23
● 한국갤럽 2020년 1월 23일 공개 | 문의: 02-3702-2571/2621/2622

사전 여론조사로 예상 가능한 정당 득표율은?

2020년 4월 제21대 국회의원선거를 앞두고 여러 언론이 현재 정당 지지도를 근거로 의석수 배분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적합한 방법이 아니어서 여론조사에 대한 오해를 키웁니다.

현시점 정당 지지도와 몇 개월 후에 치러질 선거에서의 정당별 득표율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습니다. 평소 지지하는 정당과 투표할 정당(국회의원선거에서는 지역구 의원의 소속 정당, 비례대표 정당)은 같지 않고, 모든 유권자(또는 여론조사 응답자)가 투표하는 것이 아니며, 조사 결과는 부동층(투표 의향 정당 ‘없음/모름/응답거절’)을 포함하기 때문입니다. 다음은 4년 전인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사례입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선거 사전 여론조사 흐름과 실제 득표율

제20대 국회의원선거 2주 전, 1주 전, 직전 이틀까지 3주간 현재 지지하는 정당과 투표할 의향이 있는 비례대표 정당을 함께 물었습니다. 정당 지지도 기준으로 보면 당시 여당(새누리당, 37~39%)과 제1야당(더불어민주당, 20~21%)은 큰 변화 없는 가운데 그해 1월 창당한 국민의당 상승세(12%→14%→17%)가 뚜렷했습니다.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 기준으로 보면 새누리당은 평소 정당 지지도보다 낮았고, 더불어민주당은 정당 지지도와 비슷한 수준, 그리고 국민의당은 정당 지지도보다 높았습니다.

선거 직전 이틀 조사에서 총선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을 물은 결과 새누리당 30%, 더불어민주당 20%, 국민의당 20%, 정의당 8%, 부동층(浮動層) 18%였습니다(새누리당-민주당 10%포인트 차이, 민주당-국민의당 동률). 2016년 4월 13일 실제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은 새누리당 33.5%, 더불어민주당 25.5%, 국민의당 26.7%, 정의당 7.2%, 기타 정당 7.0%였습니다(새누리당-민주당 8%포인트 차이, 민주당-국민의당 1.2%포인트 차이)(→ 데일리 제206호).

즉, 사전 여론조사 흐름은 대체로 실제 선거 양상을 반영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전 이틀 조사에서도 현재 지지하는 정당은 새누리당 37%, 더불어민주당 20%, 국민의당 17%, 정의당 7%로 여당과 제1야당 간 차이가 큽니다. 이는 선거 전망이나 의석수 배분의 근거로는 평소 정당 지지도(현재 지지하는 정당)보다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이 더 적절함을 보여줍니다.



●● 정당 지지와 정당 투표는 같지 않음: 유권자들은 선거 판세에 따라 전략적으로 투표할 정당 결정

2020년 올해 1월 3주(14~1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 조사 → 데일리 제385호) 기준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9%, 자유한국당 22%입니다. 지금 바로 투표한다면 이 비율로 각 정당이 득표할 수 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앞서 예로 든 2016년과 마찬가지로 현재 지지하는 정당과 오는 4월 국회의원선거에서 투표할 정당에는 차이가 있을 겁니다.

유권자들은 평소 지지하는 정당에 반드시 투표하는 것이 아니며, 반대 또는 견제, 동정 투표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표할 정당/후보를 정합니다. 지지하는 정당에 투표하는 경우를 '진지한 투표'라 하고, 선거 판세 인식·사표(死票) 방지 심리 등에 의해 지지하지 않는 정당에 투표하는 것을 '전략 투표'라 합니다1) 2). 또한 평소 지지하는 정당이 없는 무당층(無黨層)의 선택에 따라서도 선거 결과가 좌우됩니다. 1월 3주 조사에서 무당층은 27%인데 이들이 과연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 정당 지지도 결과로는 예상할 수 없습니다.
__
1) 김용호(2009). 유권자의 선거판세인식과 전략투표행동에 대한 매체이용 효과의 탐색적 연구. 언론과학연구, 9(2), 243-280.
2) 한상익(2013). 2표병립제에서 군소정당 지지자들의 전략투표. 한국정치학회보, 47(5), 235-254.


평소 정당 지지도 조사는 현시점 정당에 대한 유권자의 생각과 그 변화를 반영하는 지표로, 실제 선거에서의 정당 득표율과 일치할 수 없습니다. 정당 지지도와 투표 의향 정당 또한 다른 개념이므로 구분하여 따로 물어야 합니다.

이 글에서는 현재 여론조사 결과에 근거해 어떻게 국회의원선거의 비례대표 정당 득표율을 예상할 수 있는지 설명하겠습니다. 남은 기간이 석 달이나 되고, 야권 개편이 진행 중이므로 예상치에는 변동의 여지가 큽니다.

가장 큰 변수는 선거제 개편입니다. 과거 병립형 비례대표제가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로 바뀌어 적용되는 첫 선거입니다. 유권자의 선택이 어느 때보다 전략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큽니다. 사표가 되는 것을 피하면서 가능한 한 자신의 성향에 가까운 정당의 비례대표 당선을 위해 어떤 선택을 할지 현재로서는 예상하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일찍이 경험한 적 없는 선거 상황입니다.

2020년 1월 3주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인지 여부를 물은 결과 '알고 있었다'는 응답이 59%, '몰랐다'가 41%였습니다. 새로이 도입되는 제도의 내용은 꽤 복잡합니다. 아마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사실을 인지하는 분 중 구체적인 의석 배분 방법을 아는 분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합니다.


●● 예상 득표율 산출을 위한 조건: ‘적절한 질문, 투표율, 부동층’

첫째, 적절한 질문

먼저 득표율 예상을 위해서는 정당 지지가 아니라 선거에서 어느 정당 또는 후보에 투표할지(누가 당선되는 것이 더 좋은지)를 물어야 합니다. 지지와 투표는 관련되어 있지만 같은 개념이 아니며 조사 결과도 다릅니다. 한국갤럽은 2019년 9월부터 월 1회 ‘총선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을 물어왔습니다.

2020년 1월 3주 기준으로 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도는 39%지만 투표 의향 정당에서는 34%로 지지도보다 5%포인트 낮습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지지도보다 투표 의향이 2%포인트 높고, 정의당은 7%포인트 높습니다. 즉 더불어민주당 지지층의 일부는 비례대표 정당 투표에서 정의당을 선택하고, 무당층은 자유한국당 등 야권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있으므로 득표율을 예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정당 투표에 대한 적절한 질문이 필요합니다.



둘째, 투표율

여론조사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면 선거 예측에 필요한 대상은 투표자입니다. 모든 유권자가 투표하지는 않습니다. 국회의원선거 투표율은 대통령선거보다 낮은 편입니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선거의 전국 투표율은 54.2%, 2016년 제20대 때는 58.0%였습니다. 즉, 지난 총선에서 유권자 열 명 중 네 명은 투표하지 않았습니다. 투표율이 100%가 아니라는 것은 어떤 성향의 유권자는 투표에 더 많이 참여하며, 지지자의 투표율에 따라 더 많이 득표할 수도, 혹은 더 적게 득표할 수도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지역, 성, 연령대별 투표율을 반영해 투표자 특성을 추정해야 합니다.

특히 연령대별 투표율 차이가 매우 큽니다. 지난 총선에서 40대 이하 투표율은 50%대 초반이었으나 50대는 60%를 넘었고, 60대 이상은 70%에 가까웠습니다. 즉, 40대 이하 유권자 둘 중 한 명은 투표하지 않았다는 의미입니다. 성/연령대별로 보면 60대 이상 남성 투표율이 75.1%로 가장 높았고, 30대 남성이 48.6%로 가장 낮았습니다. 고연령일수록 투표율이 높은 경향은 모든 선거에서 공통으로 나타납니다. 가장 최근 전국 선거인 2018년 지방선거 연령대별 투표율은 19~29세 52.1%, 30대 54.3%이지만 60대 이상은 69.7%에 달했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0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율 분석).



유권자의 정치적 성향도 세대 차이가 크기 때문에 연령대별 투표율을 반영하지 않으면 실제와 괴리가 커집니다. 2019년 12월 말 주민등록통계 기준 18~29세 유권자 비율은 18.2%, 60대 이상 유권자 비율은 26.8%입니다만, 2018년 지방선거 연령대별 투표율을 반영하여 재환산하면 달라집니다. 전체 유권자 중 18~29세는 15.7%로 줄고, 60대 이상은 30.9%로 늘어납니다. 투표율 반영 전후 40대 이하 유권자 비율은 53.4%에서 48.5%로 감소하며, 50대 이상은 46.6%에서 51.5%로 증가합니다.



셋째, 부동층

마지막으로 아직 결정하지 않았거나 어디에 투표할지 밝히지 않는 부동층의 선택을 추정해야 합니다. 2020년 1월 3주 총선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 질문에 조사 참여자 중 20%가 특정 정당을 답하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답하지 않은 이들(이하 '부동층')이 누구에게 투표할 것인가는 통계적 방법을 통해 추정합니다.
만약 부동층 중 고령층이 많다면, 그들은 현재 여당보다는 야당에 투표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지역, 이념 성향이나 대통령 직무 평가에 따라서도 어느 정당에 투표할지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부동층의 특성과 다른 응답 값에 기초해 그들의 선택(혹은 선택 확률)을 추정하는 여러 기법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 2020년 1월 3주 조사 결과에 근거한 총선 비례대표 정당 예상 득표율

2020년 1월 3주 정당 지지도는 더불어민주당 39%, 자유한국당 22%로 17%포인트 차이지만,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은 10%포인트 차이입니다(민주당 34%, 한국당 24%). 여기에 투표율 가중을 하면 보수층이 많은 고령층 비중이 증가합니다. 즉 더불어민주당을 지지하는 비율은 약간 줄고, 자유한국당은 늘어납니다. 부동층이 어떻게 투표할 것인지 추정을 추가하면 더불어민주당 40%, 자유한국당 33%, 정의당 13%로 예상됩니다.



예상 득표율 공표·보도 시 주의 바랍니다
선거 결과 예측 지지율 산출을 위해 과거 선거 투표율 등을 사용하여 추가적으로 보정하여 이를 등록하고 공표·보도하는 경우에는 기본 가중 및 추가 가중에 사용된 가중값 산출 및 적용 방법과 그 결과 분석(후보자 지지율) 자료를 구분하여 공표·보도해야 합니다(→ 선거여론조사기준 제18조 2항).

예상 득표율 산출을 위한 추가 가중 방법 안내
위 2020년 1월 3주 투표 의향 비례대표 정당 여론조사 결과를 근거로 산출한 예상 득표율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제20대 국회의원선거와 제7회 지방선거 전국 성/연령대별 투표율을 평균하여 셀 가중 처리했고, 응답 유보층(부동층)은 다중 분류 모형에 따라 선택 추정 배분했습니다.

선거일까지 정당 지지도와 투표 의향은 계속 바뀔 것입니다. 유권자의 상당수는 누구에게 투표할지 선거일 직전까지 가서야 결정합니다. 여론조사 단순 집계 결과와 선거 예측치 모두 조사 시기와 선거일까지의 차이를 고려해야 합니다. 조사일에서 선거일까지 남은 기간이 길수록, 선거일이 임박해 마음을 결정하는 유권자가 많을수록 변화 가능성은 커집니다3).
__
3) 2018년 6월 14일 지방선거 사후조사에서 선거 ‘1주일 내 투표 후보 결정했다’ 43%, ‘선거 당일/투표소에서 결정했다’ 8%(→ 데일리 제310호).


이상으로 볼 때, 평소 정당 지지도와 실제 선거에서의 정당 득표율 차이를 두고 여론조사 신뢰성을 운운하는 것은 선거 사전 여론조사와 예측 과정을 잘 모르거나 잘못 이해한 데서 비롯합니다.
여론조사의 신뢰성은 조사회사 홀로 지킬 수 없습니다. 여론조사 요청에 적극적으로 응답하는 시민, 그리고 좋은 조사를 선별해서 신중하게 인용하는 언론이 공존해야 가능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