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년 6월 17일 설립 25주년 기념 단행본 〈한국갤럽의 어제와 오늘〉에서 발췌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동료이자 친구
- Meril James Gallup International 사무총장
먼저 한국갤럽 창립 25주년과 그 동안의 성과에 찬사를 보낸다. 내가 한국갤럽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항상 일을 능률적으로 처리한다는 것, 높은 신뢰감을 준다는 것, 그리고 기술적인 면에서도 뛰어난 기량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Gallup International 사무총장으로서 우리는 한국갤럽을 Gallup International의 회원으로, 그리고 박무익 소장을 우리의 동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에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는 것을 이 자리를 빌려 밝혀두고 싶다.
한국갤럽은 Gallup International의 창시자이며 1947년부터 1984년까지 회장을 역임한 조지 갤럽(G. Gallup) 박사에 의해 1979년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열린 정기총회 때 처음으로 Gallup International의 가족이 되었다. 그 후로 한국갤럽은 매년 정기총회에 참석하였고, 박무익 소장은 전 세계 50여 회원들과 다양한 정보들을 나눠 왔다.
참고로 Gallup International의 회원이 되기 전에 모든 회원 후보자들은 꼼꼼하게 검증을 받는다. 기업의 우수성을 확인하기 위해 기술적, 경영적인 모든 측면에서 검토를 거친다. 또한 Gallup International은 최근 회원들의 질적 우수성을 측정할 수 있는 도구인 Quality Standard(GLAQS)를 개발하여 모든 회원들에게 적용시키고 있다. GLAQS 검증과정은 Gallup International의 모든 클라이언트들에게 회원사들의 조사과정 전반의 우수성을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바탕을 제공한다.
고객들은 해외조사를 실시할 때 조사를 수행하는 회사가 얼마나 많은 해외조사 경험이 있는가와 상관없이 누구나 조금씩 불안감을 갖게 된다. 문화적 차이가 조사회사와 고객 관계뿐만 아니라 설문 자체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시장조건, 유통과정 등이 고객이 속한 나라와 다를 수 있으며 브랜드와 그 브랜드 시장 점유율 또한 나라마다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어떤 고객들은 해외조사를 할 때면 그 상황에서 동떨어져 있음을 느끼거나 무방비 상태의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한국갤럽은 국제적으로 승인된 기술적 기준에 준하여 운영되고 있으며, 국내외 고객들에게 우수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모든 회원사들과 마찬가지로 한국갤럽은 자국에 대한 방대한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으며, 고객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전문성도 갖추고 있다. 한국갤럽은 프로젝트에 필요한 문화적 배경이나 국내 시장의 이해 등에 관한 조언을 제공하며 결과의 해석이나 시장전략 수립에 필요한 세부 사항들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한국갤럽은 단지 조사 대행기관일 뿐만 아니라 총체적인 조사 자문회사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다.
1974년 조지 갤럽(G. Gallup) 박사와 그의 해외 동료들이 영국에서 첫 모임을 갖고 국제적인 협력에 동의하였다. 모임은 처음에는 전문적인 조사 분야를 개척하는 동료들 사이 단순한 우정과 열의에 의한 것이었지만 이것은 곧 그들에게 Gallup International이라는 조직을 만들게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Gallup International 정기총회는 현재까지도 계속돼 오면서 기존 동료들과 새로운 회원들이 만나고 토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왔다. 이러한 회의는 사교적인 측면에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박무익 소장도 회의가 끝난 후 호텔의 술집에서 동료들과 어울려 시간을 갖는 등 사교적인 활동을 하는데 적극적으로 참여하곤 했다.
조사연구원이라면 누구나 사람, 문화, 그리고 시장에 대한 이해의 범위를 넓히고 싶어 하는 욕구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이러한 욕구는 고객의 이익을 위한 전문적인 필요에 의한 것이기도 하고 조사 분야에서 일하는 많은 사람들의 개인적인 열망이기도 하다. 1995년 한국갤럽이 주최한 서울에서 열린 제48회 정기총회에서 50여 개의 세계 각국의 회원사들은 '고요한 아침의 나라'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런던에 있는 Gallup International 사무총장으로서 먼 이국땅에서 열릴 총회를 준비하는 과정은 항상 어려운 일이다. 주최 측은 호텔 예약이나 변경, 총회가 열릴 장소 섭외 등의 수많은 행정적인 업무와 기술적인 세부 사항 등에 대처해야 한다. 총회에 참석할 각 회원사의 대표자와 대화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1995년이면 비교적 최근의 일이지만 그 당시 규모가 크고 기술적으로도 앞선 몇몇 회사를 포함한 많은 회사들이 전자 통신 방법을 쓰지 않고 있어서 어려움이 컸었다. 그 외 친목을 위한 행사 준비도 해야 하는데 이 또한 수많은 국적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갖고 있는 사람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무엇을 먹고 무엇을 마실 지와 같은 사소한 부분까지도 신중히 검토되고 계획되어야 한다.
나는 5월의 화창한 아침, 서울에 도착했다. 긴 비행으로 쌓인 여독을 호텔에서 잠시 풀고 난 후 박무익 소장을 만나 그 자리에서 최시중 회장을 소개받았다. 몇 분간의 대화에서 그의 자신 있는 미소는 한국에서 총회가 무사히 진행될 것이라는 확신을 우리에게 주었다.
사실상 총회는 매우 성공적이었다. 기술적인 면을 포함한 모든 업무들이 효율적으로 진행되어서 바쁜 일정들이 모두 매끄럽게 마무리되었다. 그리고 모든 회원들은 주최 측인 한국갤럽의 환대를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는 '환대의 나라'라는 확신이 들 정도로 우리 일행은 매일 밤 정성스럽게 마련된 칵테일 파티와 저녁 식사에 초대되었다. 이러한 일련의 행사들은 아낌없이 제공되었으며 유쾌한 기억으로 남았기 때문에 아직도 많은 회원들이 한국 총회에서 겪은 그들의 경험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총회가 열리기 전 박무익 소장은 Gallup International에 각국 소비자들이 한국 제품에 대해 갖는 이미지를 조사해 줄 것을 요청했으며, 조사 결과는 한국무역협회에 제공되었다. 나는 운 좋게도 박무익 소장이 한국무역협회에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동행할 수 있었다. 프레젠테이션이 있기 바로 전날, 전 회원들이 모여 각 나라의 조사 결과에 대한 분석과 의견을 자유롭게 주고받았다. 박무익 소장이 조사 결과 발표 때 한국어를 사용했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할 수는 없었지만 그가 강조하여 설명하는 자료들을 보면서 그 전날 토론에서 발표된 자세한 내용들을 그 자신의 분석에 잘 융합시켰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 날 나는 처음으로 박무익 소장이 국내에서 자료를 발표하는 것을 보았는데 그 자리에 모인 청중들이 모두 그의 설명과 그가 지적하는 수치 등을 매우 주의 깊게 듣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 일로 나는 박무익 소장이 국내외 동료들과 고객들에게 존경받고 있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이 글을 마치기 전에 나는 한국갤럽 모든 직원들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다. 모든 일류 기업들은 반드시 일류 수준의 인력을 갖춰야 하며 한국갤럽도 예외일 수는 없다. 비록 직접 대면할 기회는 없었지만 전화나 팩스, 이메일을 통해 한국갤럽 직원들을 만나 볼 수 있었던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들은 전문적인 기술을 갖춘 뛰어난 인력인 동시에 회사와 나라를 대표하는 사절단으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내는 유쾌한 사람들이다. 그리고 강일경 이사에게도 특별히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는 책임감 있고 효율적인 일 처리 능력을 가졌으며 그가 없었더라면 1995년 총회도 효과적으로 진행되지 못했을 것이다.
나는 Gallup International 회원 모두가 '고요한 아침의 나라'의 한국갤럽을 직업적 동료로, 그리고 좋은 친구로 매우 만족해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며 이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