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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담(調査談)

한국갤럽, 조사인, 조사 이야기

유·무선전화 표본 혼합 비율에 따른 여론조사 결과 차이
2021/04/01
● 한국갤럽 2021년 4월 1일(목) 공개 | 문의: 02-3702-2571/2621/2622

유·무선전화 표본 혼합 비율에 따른 여론조사 결과 차이

언론에 자주 공표되는 정치 현안 여론조사는 대부분 전화조사로 진행합니다. 전화에는 유선전화(집 전화)와 무선전화(개인용 휴대전화) 두 가지가 있으며, 조사에 필요한 전화번호는 무작위 발생하거나(RDD: Random Digit Dialing) 언론 공표용 선거여론조사나 정당 요청에 한해 2016년부터 이동통신 3사가 지역/성/연령대 정보와 함께 제공하는 무선전화 가상번호(일명 '안심번호')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최근 10년 내 전화조사는 무선전화 대부분에 유선전화를 일부 혼합하는 방식이 주류를 이뤘고, 2018년 지방선거·2020년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중앙여론조사심의의원회를 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 활용이 본격화되어 시/도/구/군 단위 무선전화로만 진행하는 조사가 많아졌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대비한 범야권 후보 단일화 논의에서 유·무선전화 혼합 비율을 두고 한동안 줄다리기가 벌어졌습니다. 유선전화 표본 비율 10%, 5%, 0%를 두고 설왕설래하는 모습에 조사인으로서 안타까움을 느꼈습니다. 무엇보다 유·무선전화 혼합 비율 유불리 주장의 근거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그러한 논의가 정말 의미 있는 것이었는지, 유·무선전화 혼합 비율은 조사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은 2012년부터 무선전화(85%)를 위주로 하며 유선전화(15%)로 일부 보완해왔습니다. 요즘 전국 단위 전화조사의 대표적인 유·무선 혼합 비율이므로 이를 분석하면 대략 결론을 내릴 수 있으리라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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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 내 유선전화 보유율: 2015년 69% → 2019년 41% → 2021년 29%
- 재택 시간대 고려하면 유선전화 실제 이용률은 현저히 낮아
- 성인 기준 개인 무선전화 보유/이용률은 2010년 이후 99% 넘어

적절한 유·무선전화 혼합 비율 파악을 위해서는 세 가지 정보가 필요합니다.
첫째, 전체 유권자의 유·무선전화 사용 비율,
둘째, 유·무선 전화조사 각각의 지역/성/연령대 등 응답자 특성별 표본 구성비,
셋째, 유·무선 전화조사 표본 각각의 정치 성향 차이에 대한 정보입니다. 이는 지역/성/연령대 등 응답자 특성이 동일하더라도 유선과 무선 표본의 성향(대통령 직무 평가, 정당 지지도 등 응답 내용)이 다른가에 관한 것입니다.

한국갤럽은 1979년부터 매월 전국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옴니버스 면접조사를 진행해왔습니다(2013년 이후 격월). 이를 통해 유·무선전화 사용 비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년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2020년 9월, 11월, 2021년 2~3월) 전국(제주 제외) 만 19세 이상 4,500명에게 가구 내 유선전화 보유 여부를 물은 결과 29%가 ‘일반전화 또는 인터넷전화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2015년에는 그 비율이 69%였으니, 거의 6년 만에 절반 아래로 줄었습니다〈그림 1〉.

유선전화 실제 이용률은 보유율보다 현저히 낮습니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아니면 유선전화를 받을 수 없고, 가족 구성원 특성에 따라 유선전화를 주로 받는 사람과 덜 받는 사람이 있기 때문입니다. 2016년 9월 조사에서 가구 내 유선전화 보유율은 56%였지만, 유선전화를 '(자주+가끔) 이용'하는 사람은 24%에 그쳤습니다. 2021년 현재 유선전화 이용률은 더 낮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유선전화에 비해 시공간 제약을 덜 받는 개인 통신 수단인 무선전화는 2010년 이후 성인 기준 보유/이용률이 99%를 넘습니다(반올림하면 100%).




유선전화 보유율을 응답자 특성별로 보면 대도시·중소도시보다 읍/면 지역, 고연령일수록 높습니다〈표 1〉. 유선전화로만 조사한다면 도시 거주 저연령대보다 읍/면 거주 고연령대 접근성이 낫다고 할 수 있으나, 전체적으로 볼 때 유권자 다수를 차지하는 유선전화 비보유자는 조사에서 원천 배제됩니다. 유선전화로 도시 거주 저연령대를 어렵게 조사 완료하더라도, 주·야간 집에 머물며 유선전화를 받는 사람의 특성이 크게 반영되어 결국 표본 편향성이 강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바로 이것이 2010년 지방선거, 2016년 국회의원선거 사전 여론조사 결과가 실제 선거 양상과 많이 달랐던 이유입니다. 당시는 시/도/구/군 단위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쓸 수 없어 거의 유선전화로만 조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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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선전화 RDD는 무선전화 RDD 조사 보완책
- 성·연령별 유·무선전화 접근성 차이 고려

거의 모든 유권자들이 무선전화를 이용하므로 요즘 전화조사는 대부분 무선전화 위주로 설계됩니다.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은 2012년 첫 시작부터 무선전화 RDD를 기본으로 했습니다. 처음 3개월은 무선전화 RDD로만 조사했으나, 이후 그 비중을 85%로 줄이고 유선전화 RDD로 15%를 보완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 무선전화 RDD는 010-XXXX-XXXX 번호 체계를 바탕으로 무작위 생성하는 숫자 조합이어서 지역 정보를 알 수 없습니다. 전국적으로 보면 실제 인구 분포에 근접하지만, 통상 며칠간 1,000명을 목표로 진행하는 전화조사 과정에서 특정 지역의 부족한 표본 한두 사례 표집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강원도 인구 비율은 약 3%입니다. 무선전화 RDD 번호로 33명과 접촉해야 겨우 한 명 만날까 말까 한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조사 운영은 효율성이 매우 낮습니다. 이때 국번으로 지역을 구분할 수 있는 유선전화 RDD 번호는 부족한 지역 표본을 보완하는 데 유용합니다.

둘째, 성·연령별 무선전화 접근성이 다릅니다. 무선전화는 여성보다 남성이 적극적으로 받습니다. 특히, 외부 활동이 많고 업무상 통화할 일이 많을수록 가능하면 어떤 전화든 놓치지 않으려고 합니다. 반대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거나 가사·육아 등으로 무선전화를 가까이 두지 못하는 사람은 전화를 잘 받지 못할 가능성이 높고, 가족이나 가까운 지인들과 주로 통화하는 사람은 낯선 발신번호에서 걸려온 전화를 꺼리곤 합니다. 2012년부터 2021년 현재까지 거의 변함없는 경향입니다. 이러한 접근성 차이를 고려해 유선전화를 일부 사용합니다.

선거여론조사 한정이긴 하지만 이동통신 3사가 유료로 제공하는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이용한다면 유선전화는 굳이 필요치 않습니다. 무선전화 가상번호는 지역/성/연령대 정보와 함께 제공되므로 부족한 특성에 해당하는 번호를 추가하여 보완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현재의 무선전화 가상번호는 이동통신 3사만 제공하므로 약 10%로 추정되는 알뜰폰(MVNO·가상이통통신망서비스) 이용자가 배제된 표본프레임입니다. 하지만 이 10% 부족한 포함률(coverage)이 전체 조사 결과에 아직은 큰 영향을 주는 것 같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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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 오피니언 기준 유·무선전화 표본별 응답자 특성 차이
- 유선전화 표본의 인구적 특성은 조사 운영상 무선전화로 확보하기 어려운 응답자
- 유선 표본 대통령 직무 부정률 낮고, 유·무선 표본 양당 지지도는 같아

데일리 오피니언은 유·무선전화를 혼합 이용하므로, 2021년 1~2월 통합 데이터에서 유·무선전화 표본 응답자 특성이 어떻게 다른지 보겠습니다. 아래 〈표 2-1〉의 인구적 특성을 보면 유선전화 표본은 전체 대비 강원, 대전/세종/충청 등 비수도권, 여성, 특히 고연령대 여성 비중이 많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무선전화로 부족한 표본을 유선전화로 보완했기 때문입니다. 즉, 조사 운영 방법에 따른 영향입니다. 고연령대 남성은 유선전화로도 참여할 수 있지만, 무선전화로도 충분한 표본이 확보되므로 유선전화는 여성 위주로 조사합니다. 바꿔 말하면 유선전화 표본 특성은 무선전화로 확보하기 어려운 응답자 특성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럼, 유·무선전화 표본별 응답자의 정치적 성향 차이는 어떨까요? 〈표 2-2〉의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로 보면 직무 긍정률은 유·무선 표본 간 차이가 거의 없지만 유선 표본 쪽에서 부정률이 낮은 대신 의견 유보가 많습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지지도는 유·무선 표본이 같지만, 유선 표본에서 무당층이 조금 더 있습니다 .여성, 고연령일수록 정치에 관심이 적고 정치 현안 질문에 유보 응답이 많은 특성을 반영하며, 전반적으로 극적인 차이를 보인다고 할 수 없습니다.




로지스틱 회귀분석 모형으로 지역, 성·연령대 특성 통제 후에도
유·무선전화 표본 간 정치 성향 차이 미미

정치 성향 차이는 유선전화 표본이 비수도권, 여성 고연령대로 구성되어 나타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에 모형을 통해 지역, 성·연령대 특성을 통제한 후(이러한 특성들이 동일한 비율로 분포한다고 가정) 유·무선전화 표본 차이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대통령 직무 긍정 여부를 종속변수로 삼았을 때 모형으로 지역, 성/연령대 차이를 통제한 후 유선전화 표본프레임의 회귀계수(B, 무선전화 대비)는 .031로 영향이 거의 없었습니다〈표 3-1〉. 대통령 직무 부정 여부에 대해서는 -.195로 유의미한 영향이 있었습니다〈표 3-2〉.
회귀계수를 자연상수의 지수로 변환한 Exp(B)를 오즈비(odds ratio)라 하며, 이는 기준 대비 상대 비율을 의미합니다. Exp(B)가 .823이므로 무선전화 표본의 대통령 직무 부정률이 54%일 때 유선전화 표본의 직무 부정률은 54%*(.823), 약 44%로 추정됩니다. 즉, 유선전화로 조사하면 대통령 긍정률 차이는 없지만 부정률은 다소 낮아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다음으로, 더불어민주당 지지 여부를 종속변수로 했을 때 유선전화 표본프레임의 회귀계수는 -.054〈표 4-1〉, 국민의힘 지지 여부가 종속변수일 때 회귀계수는 .064입니다〈표 4-2〉.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은 수치입니다. 다시 말해 유·무선전화 여부는 양당 지지도에 영향을 주지 않았습니다. 오즈비로 환산하면 더불어민주당이 무선전화 표본에서 35%일 때 유선전화 표본은 34%, 국민의힘은 무선 표본 22%일 때 유선 표본 24%입니다. 표본조사 기준으로 오차범위 내에 속한 미미한 차이에 그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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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선전화 표본 혼합 비율 논의는 유불리에 대한 잘못된 발상
- 단, 혼합 조사 시 유선전화 표본 비율은 유선전화 보유/이용률보다 작아야

이상의 분석으로 보면 유선전화 표본 비율을 늘릴수록 대통령 직무 부정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습니다(의견 유보 증가). 그러나 대통령 직무 긍정률,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지지도에는 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정당 지지도 기준으로 보면 유선전화 표본 비율에 따라 누가 유리하다, 불리하다 말하기 어렵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 서울시장 범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유선전화 혼합 비율 논의는 무용(無用)한 설왕설래였습니다. 물론, 단일화 논의 당사자들이 이러한 사실을 다 알고서도 협상의 소재로 삼았다면 그 목적을 달성한 셈이지만요.

앞의 모형에 따라 유선:무선전화 표본 혼합 비율을 100:0에서부터 0:100까지 다양하게 적용해보겠습니다. 무선전화 표본의 대통령 직무 평가를 긍정 38%, 부정 54%, 정당 지지도를 더불어민주당 35%, 국민의힘 22%(1~2월 무선전화 표본 기준)로 가정했습니다. 대통령 직무 긍정률과 정당 지지도는 유선전화 비율에 따른 차이가 거의 없고, 대통령 직무 부정률과 유보율에서만 차이가 있습니다(최대-최소=약 10%포인트).



이 모형 적용 추정치를 보시고 유·무선전화 표본에서의 정치 지표 차이가 별로 크지 않다 생각하시는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정도면 유·무선전화 비율은 크게 중요치 않다고 여기실지도요. 하지만 2021년 현재 유선전화 보유율이 30% 미만이므로 유선전화 표본을 그보다 많이 배분하는 것은 난센스입니다. 재택 시간이나 유선전화 실제 이용 정도까지 고려한다면 유선전화 보유율의 절반 이하로 배분하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여론조사의 유·무선전화 비율은 표본 대표성 확보를 위해 RDD 또는 가상번호 표본프레임 조건, 지역 특성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최소 10년 전 유선전화 위주의 조사 경험에 따른 부적절한 가정, 유·무선 비율 선택으로 지지자를 좀더 확보할 수 있다는 잘못된 발상에서 비롯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