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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사담(調査談)

한국갤럽, 조사인, 조사 이야기

경제에 대한 생각: 체감 지표의 측정과 특성 #경기 #국가경제 #살림살이 #국제관계
2023/08/24
● 한국갤럽 2023년 8월 24일 공개 | 문의: 02-3702-2571/2621/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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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에 대한 생각:
경기(국가경제), 살림살이, 국제관계 전망
체감 지표의 측정과 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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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재화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행위와 관련된 제반 현상을 이릅니다. 사람들은 경제 활동을 통해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자아실현을 도모하며 더 나은 삶을 추구합니다. 어디에서 어떻게 돈을 벌 것인지, 매일 어떤 것을 먹고 입고 쓸지, 누구와 함께 무엇을 보고 듣고 즐길지 결정하는 일은 모두 경제적 선택의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즉, 우리의 생존과 생계, 생애 전반의 가능성은 모두 경제와 직결됩니다.

개인, 가구, 기업, 정부, 국가 등 다양한 주체의 경제 활동은 시시각각 측정되고 지표로 산출됩니다. 예컨대 국가별 국민총생산(GDP)과 수출입동향, 기업 매출과 손익, 가계 소득과 부채, 금리, 물가, 취업자수, 주가지수, 소비자심리지수 등이 있습니다1). 이중에서 실제 경제 활동 통계가 아닌 현 상황에 대한 인식과 전망, 소비나 투자 의향 등은 대부분 여론조사를 통해 측정되고, 일명 ‘체감 지표’로 불립니다. 경제에 대한 생각은 과거 활동의 결과이자 미래 계획에 영향을 주는 변수로 작용합니다. 경제 주체들은 지난날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를 분석하고 앞날을 내다보기 때문입니다. 그 중요성은 한마디로 요약됩니다: ‘경제는 심리다’.

한국갤럽은 1979년부터 40여 년간 갤럽 인터내셔널(Gallup International) 다국가 비교 조사의 일환으로 → 새해 경제 전망을 추적해왔고(매년 말 전국 1,500명 면접조사), 2017년 9월부터는 매월 1회 전국 유권자 1,000명 전화조사로 한층 시의성 있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습니다.
경기(국가경제), → 살림살이(가계), → 국제관계 등 세 항목 각각에 대해 향후 1년간 좋아질 것인지, 나빠질 것인지, 현재와 비슷하리라 보는지 전망을 묻습니다. 국제관계는 일면 경제와 동떨어져 보이지만, 대외 무역 의존도가 높고 지정학적 리스크가 큰 우리나라 특성상 도외시할 수 없는 측면입니다. 국내 경제 지표로는 유일하게 대통령 직무 평가, 정당 지지도 등 정치 지표와 교차분석 가능하다는 데 각별한 의미를 둡니다.

지난 6년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남북 관계 급변과 정권 교체, 세계적으로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엔데믹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에너지 수급난, 고물가·고금리 등의 상황이 차례로 펼쳐졌고 그때마다 한국인의 경제 전망도 요동쳤는데요. 이 글에서는 그간의 데이터를 종합하여 주요 사건 영향, 인구사회학적 특성, 정치적 태도와의 연관성을 분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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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국가경제) 전망

경기 전망은 앞으로 1년간 우리나라 경제가 현재에 비해 어떠할 것이라고 보는지 ‘좋아질 것, 나빠질 것, 비슷할 것 중 택일(3점 척도)’ 방식으로 측정합니다. 경제 전망 특성상 좋아지지도 나빠지지도 않을 것, 즉 현재와 향후 1년간 상황이 비슷할 것이란 응답이 많으므로 낙관·비관 어느 한쪽만을 기준으로 판단하기 곤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형태의 조사 결과는 조사 시기별, 응답자 특성별, 국가 간 비교가 용이하도록 낙관-비관 응답 비율의 차이를 Net Score(이하 ‘순(純)지수’)로 단순화하여 보기도 합니다. 순지수 기준 양수(陽數)가 클수록 낙관론이, 음수(陰數)가 클수록 비관론이 우세하다고 볼 수 있으며 0에 가까울수록 낙관·비관 격차가 작음을 의미합니다.


2017년 9월부터 2023년 6월까지
70개월 평균 경기 낙관론 21%, 비관론 45%
순지수 최고 2018년 5월 +13, 최저 2022년 10월 -55


2017년 9월 이후 2023년 6월까지 70개월 평균 경기 낙관론은 21%, 비관론 45%, 순지수 -24입니다. 대부분 비관론이 지배적이었고, 낙관론이 1%포인트나마 앞선 월은 단 아홉 번입니다. 이 기간 내 경기 전망 순지수 최고치는 2018년 5월 +13입니다. 당시는 문재인 정부의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로 한반도 평화와 새로운 기회 도래,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컸습니다. 그다음은 백신 접종 가속화로 코로나19 팬데믹의 공포가 걷히던 시기인 2021년 6월 +10입니다. 그해 1월에는 KOSPI가 사상 처음 3,000을 넘어섰고, 이듬해 대통령선거까지 비관론이 그리 강하지 않았습니다.

경제 전망은 전대미문의 감염병 등장에 크게 영향받았습니다. 국내 코로나19 1차 확산기인 2020년 2월 경제 전망 순지수는 -42로 전월 25에서 급락했고, 수도권 중심 2차 확산기인 그해 8월에는 -54까지 떨어졌습니다. 최저치는 2022년 8월 -55입니다. 2022년은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향해가며 미국을 비롯한 각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긴축 기조로 돌아섰고, 연초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에너지 수급난을 촉발했고, 물가가 뛰어올랐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는 2020년 5월 사상 최저치인 0.5%를 기록했으나, 2022년 들어서 가파르게 올라 2023년 1월 3.5%에 달했습니다. 그 충격파에 금융가와 부동산 시장이 특히 요동쳤습니다.




경기 전망은 경제 상황뿐 아니라 정치적 태도와 밀접 연관
대통령 긍정 평가자의 경기 전망 더 낙관적
정권 교체기에는 정치적 성향별 반전


경기 전망은 사람들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경제 상황을 반영합니다. 우리는 매일 새로운 경제 뉴스를 접하지만, 사람마다 눈여겨보는 부분이 다르고 관심 수준도 다릅니다. 지난 70개월을 돌아볼 때 경기 전망은 국가에 대한 생각, 정부 거버넌스 평가와 밀접한 연관성을 보였습니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 즉 정부 정책 방향에 공감·신뢰 정도가 강한 이들이 경기를 더 낙관적으로 봤습니다.

이는 모형으로도 확인됩니다(2023년 1~6월, 6,006명, 일반선형모형 주효과분석, 〈도표 2〉). 지역, 연령대, 직업, 생활수준, 교육수준, 정치적 성향, 대통령 직무 평가 등 7개 변수를 동시 투입해 경기 전망 순지수에 대한 효과를 살펴본 결과, 대통령 직무 평가에 따른 차이가 단연 두드러집니다.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에 비해 부정 평가자의 경기 전망 순지수가 현저하게 낮고(-0.692), 대통령 직무 평가 유보자 역시 낮은 편입니다(-0.298). 그 외 유의미한 차이를 보이는 변수는 정치적 성향과 연령대인데, 그 영향력은 대통령 직무 평가보다 작습니다. 경기 전망 순지수는 정치적 성향 극보수자(‘매우 보수적’)보다 극진보자(‘매우 진보적’, -0.232), 20대보다 40대(-0.145)가 좀 낮은 수준입니다.



2022년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통해 정권이 교체됐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여당에서 야당으로, 국민의힘이 야당에서 여당으로 바뀌면서 정치적 성향별 경기 전망에는 극적 반전이 나타났습니다. 〈도표 3〉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6월의 정치적 성향별 경기 전망 순지수입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 6월에는 성향 보수층(-64)보다 진보층(-13)에서 높았고, 경기 전망이 전반적으로 호전되었던 2021년 6월에도 경향은 비슷했습니다(보수층 -15, 진보층 +36).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6월에는 보수층(-28)보다 진보층(-46)에서 더 낮아졌고, 2023년 6월에는 보수층(-4)과 진보층(-58)의 격차가 더 벌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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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림살이(가계) 전망

앞으로 1년간 귀댁의 살림살이가 현재에 비해 어떠할 것이라고 보는지 ‘좋아질 것, 나빠질 것, 비슷할 것 중 택일(3점 척도)’ 방식으로 측정합니다. 2017년 9월부터 2023년 6월까지 70개월 평균 살림살이 낙관론은 18%, 비관론 29%, 순지수 -11입니다. 낙관론이 1%포인트라도 높았던 월이 12회, 낙관론과 비관론이 같았던 때가 3회였고 나머지는 비관론이 더 많았습니다.

살림살이 전망 순지수 최고치는 남북 해빙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2018년 5월 +11, 최저치는 코로나19 2차 확산기인 2020년 8월 -36입니다. 살림살이 전망은 경기 전망보다 대체로 덜 비관적이고, 진폭이 작으며 낙관도 비관도 아닌 관망세가 절반 이상 차지하는 특징을 보입니다.




살림살이 전망은 경기 전망보다 진폭 작은 편
정치적 태도보다 생활수준별 차이 확연


살림살이 전망의 전반적 흐름은 경기 전망과 유사하지만, 세부 영향 요인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주요 7개 변수를 동시 투입해 살림살이 전망에 대한 효과를 살펴본 결과, 정치적 태도보다 생활수준별 차이가 더 확연합니다(2023년 1~6월, 6,006명, 일반선형모형 주효과분석, 〈도표 5〉).

살림살이 전망 순지수는 생활수준 상층에 비해 중상층(-0.121), 중층(-0.214), 중하층(-0.372), 하층(-0.444)으로 갈수록 낮아집니다. 경기 전망 순지수는 상층 대비 하층(-0.064)에서의 낙폭이 크지 않았습니다. 살림살이 전망에서도 대통령 직무 긍정 평가자 대비 부정 평가자(-0.461)에서 더 비관적이지만, 정치적 성향별 차이는 덜한 편입니다(극보수자 대비 중도·진보자 -0.15 내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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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관계 전망

앞으로 1년간 국제적인 분쟁이 현재에 비해 어떠할 것이라고 보는지 ‘증가할 것, 감소할 것, 비슷할 것 중 택일(3점 척도)’ 방식으로 측정합니다. 국제관계 전망은 ‘국제분쟁이 감소할 것’을 낙관론으로, ‘증가할 것’을 비관론으로 봅니다.

경기와 살림살이는 전반적으로 좋아질 것인지 나빠질 것인지를 묻지만, 여기서는 국제적인 분쟁이 증가할 것인지 감소할 것인지 묻습니다2). 이 질문의 시초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당시의 국제사회 분위기를 반영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소 냉전 체제가 장기간 지속되어 평화를 논하기보다 한국전쟁이나 베트남전쟁과 같은 위기 재발 억제가 우선시되던 때였습니다. 1980년대 중반부터 1991년 소련 해체까지 잠깐 훈풍이 불기도 했지만 이후 EU와 중국의 부상으로 역학 구도가 재편되고 재래무기 경쟁을 대신한 디지털 정보전, 통상·교역 갈등 양상으로 변모했습니다.

국제관계 전망은 북한·중국 동향에 민감
경기·살림살이와 달리 교육수준에 따른 차이


2017년 9월부터 2023년 6월까지 70개월 평균 국제관계 낙관론은 14%, 비관론은 48%, 순지수는 -34입니다. 낙관론이 비관론을 앞선 것은 문재인 정부의 1차 남북정상회담 직후인 2018년 5월 단 한 번입니다. 그해 6월에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동률이었고, 그 외 68회는 모두 비관론이 훨씬 많았습니다. 즉, 우리가 보는 국제관계는 늘 새로운 분쟁의 연속이고 바람 잘 날 없음을 보여줍니다.

거의 70년간 휴전 중인 북한, 미국·중국·러시아·일본 등 열강에 둘러싸인 우리나라의 지정학적·외교적 특수성을 고려하면 당연한 현상일지도요. 국제관계 전망 순지수 최저치는 미중, 한일 간 분쟁이 동시에 격화되었던 2019년 8월 -54입니다. 2017년 9월(-50, 북한 6차 핵실험), 2021년 8월(-52, 탈레반의 아프가니스탄 재점령), 2023년 4월(-50, 대통령의 우크라이나·대만 관련 발언에 러시아·중국 반발)에도 매우 낮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국제관계 전망의 전반적 흐름은 경기·살림살이 전망과 맥을 달리하며, 세부 영향 요인도 다릅니다. 주요 7개 변수를 동시 투입해 국제관계 전망에 대한 효과를 살펴본 결과, 대통령 직무 평가의 영향 정도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정치적 성향, 연령대, 생활수준별 차이는 미미한데 교육수준에 따른 차이가 눈에 띕니다(2023년 1~6월, 6,006명, 일반선형모형 주효과분석, 〈도표 7〉). 교육수준이 높을수록 국제관계를 더 비관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중졸 이하자 대비 고졸 -0.116, 대졸/대재 -0.191, 대학원 이상 -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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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내년) 경제 전망 1979-2022: 매년 말 기준

지금까지 살펴본 지난 6년간의 경제 전망은 대체로 암울합니다. 적자 재정, 과도한 부채, 벼랑 끝 기업들, 빠듯한 가계, 일촉즉발의 국가 간 갈등…. 평소 접하는 뉴스를 보면 언제 좋았던 시절이 있었나 싶습니다. 과거 조사 결과를 돌아보면, 그런 때가 있긴 했습니다.

오랜 독재가 끝나고 민주화 물결이 일렁였던 1980년대, 정치적으로는 격동기였지만 경제적으로는 고성장기였지요. 1979년부터 1996년까지 매년 말 조사에서 줄곧 새해 살림살이가 더 나아질 것이란 낙관론이 우세했으나, 1997년 IMF 외환 위기 이후 격변했고 이후로는 낙관론이 비관론을 크게 앞선 해가 없습니다. 2010년대 들어서는 새해 살림살이가 '올해와 비슷할 것'이라는 응답이 대체로 50%를 웃돕니다. 이는 '지금보다 더 나빠지지 않으면 다행'이라는 인식, 즉 고령화와 저성장 기조 고착에 따른 변화를 불가피한 현실로 받아들인 것으로 읽힙니다. 1979년부터 2022년까지 44년간 조사 중 새해 살림살이 낙관론 최고치는 1983년의 66%, 최저치는 2016년·2018년·2020년의 11%입니다.

경기 전망 역시 1980년대 낙관론이 비관론을 크게 앞섰지만, 1990년대는 낙관과 비관 우세가 교차 혼재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대체로 비관론이 우세합니다. 지난 44년간 조사 중 '새해 경기가 좋아질 것'이란 낙관론 최고치는 1983년의 69%, 최저치는 국정농단 파문이 거셌던 2016년의 4%입니다.

다만 국제관계 전망은 과거에도 밝지 않았습니다. 지난 44년을 통틀어 새해에는 국제분쟁이 ‘올해보다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조금이라도 많았던 해는 1988년(서울올림픽 개최), 1989년(해외여행 자유화), 1998년(정주영 소떼 방북)이 전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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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우리나라 통계청은 매월 경기종합지수 19종(선행 7, 동행 7, 후행 5)을 공표합니다(→ 바로가기).
2) 실업자수, 노사분쟁 역시 증감 전망을 묻습니다(매년 말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