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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률과 여당 지지도의 허위 상관관계
2019/09/19

● 한국갤럽 2019년 9월 19일 공개 | 문의: 02-3702-2571/2621/2622
 
응답률과 여당 지지도의 허위 상관관계

1800년대 네덜란드에서는 황새의 수가 늘수록 출생률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황새가 아기 바구니를 물고 왔기 때문일까요? 이러한 '황새 우화'를 믿는 분도 계시겠지만, 당시 황새의 수와 출생률이 증가한 데는 제3의 요인이 있었을 겁니다.
→ 2015년 6월 15일 한국경제 <황새의 수가 증가하면 출생률도 늘어난다고?>

최근 자유한국당 김종석 의원실이 제공한 자료를 바탕으로 이런 기사가 나왔습니다.
→ 2019년 9월 10일 뉴데일리 <'지지율 왜곡' 학술증거 처음 찾았다>

요약하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2년간 여론조사 응답률과 여당 지지도 간에 일정한 상관관계가 나타나므로 모집단(유권자) 대표성이 낮다는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분석 대상 자료 중 일부가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이므로, 이에 관해서만 부연 설명하겠습니다.

과학적 논증에서 우리는 모든 상관관계를 인과관계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황새와 출생률 관계는 인과관계가 아닌 허위 상관관계의 대표적 사례입니다. 어떤 사건이나 이벤트는 동시에 여러 변수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때 영향을 받은 두 변수에는 동시에 어떤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두 변수 중 하나가 다른 변수에 영향을 줬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음은 2017년 6월 이후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매월 평균 응답률(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기준)입니다.

응답률이 가장 높았던 시기는 대통령 취임 초기인 2017년 6월로,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정치 관심도가 매우 높았던 기간입니다. 이후 응답률은 2017년 12월 17%까지 하락했다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남북 대화를 제의했던 2018년 1월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이 있었던 2월에는 다시 20%로 올랐습니다.

2018년 4월 1차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과 지방선거를 앞둔 5월까지도 정치 관심도가 높았던 시기입니다. 제7회 지방선거가 끝난 6월 중순 이후로는 응답률이 14%대로 하락했고, 작년 12월부터 지금까지 15~16%로 큰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습니다.

길게 보면 2017년 6월부터 2018년 5월까지 18% 내외, 이후로는 평균 15%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응답률에 영향을 주는 요인은 많겠지만 정치적 관심의 높고 낮음에 따라 응답률이 달라졌다고 추정할 수 있습니다. 정치적 관심에 영향을 주는 선행 변수는 대선, 남북정상회담 같은 정치적 이벤트일 겁니다.

그렇다면 이 기간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 추이는 어땠을까요? 대통령 직무 긍정률을 기준으로 보면, 취임 초기인 2017년 6월 최고 수준에서 2018년 2월까지 점차 하락했습니다. 취임 1년,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재상승했고 6월 지방선거 후 점진적으로 하락해 연말부터 긍정률이 40%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여기에서 응답률이 가장 높았던 2018년 2월,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65%로 하락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평창 올림픽 여자 하키팀 단일팀 문제 등으로 정치 관심도가 높아졌지만, 대통령 평가에 부정적 사안일 때 발생 가능한 현상입니다.

월별 기준 응답률과 대통령 직무 긍정률의 상관관계(Pearson’s r)는 .652입니다. 그렇다면 이 상관관계를 두고 응답률에 따라 대통령 직무 긍정률이 높아졌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런 것을 대표적인 허위 상관관계, 잘못된 논증이라고 합니다.

응답률과 여당 지지도 관계도 마찬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여당 지지도가 최고였던 시기는 지방선거가 있었던 2018년 6월입니다. 2017년 하반기 40%대 후반에서 2018년 상반기 50%를 넘었고, 이후 점차 하락해 40%를 약간 밑도는 수준으로 유지되는 흐름입니다. 응답률과 여당 지지도와의 상관관계는 .511로 대통령 직무 긍정률과의 상관관계보다는 낮습니다.

참고로, 대통령 직무 긍정률과 여당 지지도는 편차는 있지만 대체로 비슷한 경향을 띠며 상관관계가 .937에 달합니다.

현 정부는 전임 대통령 탄핵과 보궐선거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출범했습니다. 이후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이벤트들은 일반 국민의 정치 관심도에 영향을 줬고, 동시에 조사 응답률을 높였습니다. 지금까지 있었던 큰 사건들은 전반적으로 대통령 직무 평가와 여당 지지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했으므로 양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처럼 보였으나, 2018년 2월 평창 동계올림픽 즈음에서처럼 반대로 부정적으로 작용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2013년 1월부터 2019년 9월까지 데일리 오피니언 조사 응답률 평균은 18%입니다(월별 최저 14%, 최고 25%). 역대 대통령 직무 긍정률은 모두 임기 초반보다 후반에 하락했으나, 조사 응답률은 상황에 따라 오르내립니다. 따라서 응답률과 대통령 직무 긍정률, 여당 지지도는 인과관계가 아니라 허위 상관관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