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갤럽 2026년 1월 9일 공개 | 문의: 02-3702-2621/2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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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여론조사에서 숨은 유권자 찾기:
제21대 대선 조사 92건과 실제 득표율 비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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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각 제목 클릭하면 해당 위치로 이동)
→ ‘샤이 보터(shy voter)’, 허상인가 실상인가?
→ 여론 흐름의 반영: CATI와 ARS의 구조적 차이
→ 대구/경북, 광주/전라 권역 실제 득표율과 ARS의 ‘샤우팅(shouting) 보터’ 현상
→ 선거여론조사 정확성 평가
→ 국내 여론조사 환경 특수성과 위협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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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보터(shy voter)’, 허상(虛像)인가 실상(實像)인가?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선거에서는 후보로 나선 정치인들이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은 ‘숨은 표, 숨은 유권자’가 있다며 지지층에게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샤이 보터(shy voter)’라는 용어가 더 자주 들립니다. 2016년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와 미국 대통령선거에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 상당수가 실제 결과와 다른 흐름을 보인 데서 등장한 표현입니다.
외국의 구체적 사례는 차치하고, 국내에서는 대세와 다른 심중을 지닌 (현시점 기준 보수 성향 야권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여론조사 참여를 거부하거나 참여하더라도 솔직하게 답하지 않는 현상으로 통용됩니다.
일각에서는 기계음을 듣고 숫자를 눌러 답하는 자동응답(이하 ‘ARS’)보다 사람이 직접 묻고 답하는 인터뷰(전화면접, 이하 ‘CATI’) 방식 전화조사에서 그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고 주장합니다. 낯선 번호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는데, 휴대폰 저편의 생면부지 조사원에게 질문 순서대로 답하던 도중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한다고 말하기는 차마 부끄러워 회피한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래 〈표 1〉은 가장 최근에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2025년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선거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 사흘간 CATI 7건과 ARS 21건 조사 결과 평균입니다(비교를 위해 지지 후보 유보층은 1, 2위 균등 배분).

지난 대선은 국민의힘이 배출한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궐위선거였습니다. 줄곧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이 우위였으니, 아마도 국민의힘 지지층이 샤이 보터가 됐을 것입니다. 그러나 〈표 1〉에서 CATI와 ARS 차이는 크지 않고, 각각 실제 득표율과 비교해도 2%포인트 이내 격차입니다. 이는 표본조사 영역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아닙니다. 따라서 지난 대선 기준 CATI에서 샤이 보터가 있었다는 주장은 힘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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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흐름의 반영: CATI와 ARS의 구조적 차이
선거는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정치적 이벤트입니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가 임박했을 때가 소위 정치 ‘성수기’로,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주목도가 높은 시기입니다. 선거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 사흘간 CATI와 ARS 결과는 유사하지만, 좀 더 기간을 넓혀 보면 여론의 흐름은 약간 달리 반영됩니다. CATI에 비해 정치 고관심층 참여 비중이 큰 ARS는 정치적 이벤트에 대한 반응성이 제한적이고, 변동 폭도 작은 편입니다(→ [조사談] 정치 관심도와 여론조사).
〈그림 1-1, 2, 3〉은 지난 대선 후보 등록 마감 다음날인 2025년 5월 12일부터 공표용 여론조사 마지막 날인 27일까지 진행된 CATI 30건, ARS 62건 데이터를 LOESS(국소회귀) 방식으로 분석해 표시한 후보별 지지도 그래프입니다. LOESS는 평균에서 먼 추정치에 더 작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평활 기법으로 사전 가정 없이 유연하게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CATI는 파랑, ARS는 회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가장 큰 국면 전환점은 5월 17일 윤 전 대통령 탈당과 18일 1차 TV 토론이었습니다. 이후 이재명 지지도는 하락했고 김문수, 이준석은 상승했습니다. CATI는 이러한 변화를 뚜렷이 보여줬지만, ARS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D-7 저녁 3차 TV 토론 후 변화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한국갤럽의 D-7 이후 조사에 따르면, 이준석 지지도가 하락했고 그만큼 김문수가 상승했습니다. 투표 임박할수록 당선 가능성 높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일명 ‘사표(死票) 방지 심리’, 그리고 3차 TV 토론에서 이준석의 문제적 발언에 따른 영향으로 보이는 흐름입니다.
이런 여론의 변화는 주로 성향 중도층이나 정치 약관심층에서 발생합니다. 정치 관심도가 높을수록 후보 결정이 이르고, 특정 현안에 대한 태도가 확고해 돌발 사건이나 이슈에 따라 바뀔 여지가 적습니다. 현재 정치 지형에서 여당과 제1야당 지지도가 엇비슷하거나 무당층이 적게 포함된 여론조사는 우리나라 전체 유권자를 충분히 대표하지 못합니다. 정치 고관심층 위주의 조사, 즉 상당수 유권자를 배제한 조사라는 방증입니다.
CATI나 ARS는 그저 조사방법의 일종입니다. 절대적으로 맞고 틀리다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조사방법별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 샤이 보터 주장에 기대 특정 조사를 맹신하거나 불신한다면, 여론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스스로 약진할 기회를 잃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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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광주/전라 권역 실제 득표율과
ARS의 샤우팅(shouting) 보터 현상
지금까지는 전국 기준으로 봤는데요. 이번에는 정치적 지향성이 뚜렷한 두 권역, 대구/경북과 광주/전라를 중심으로 보겠습니다. 만약 샤이 보터가 심리적 동조화에 기반한 현상이라면 이들 지역에서는 대세가 아닌 정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이 꺼려질 만합니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에서는 국민의힘, 광주/전라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CATI보다 ARS에서 더 높게 나타나야겠지요.
〈표 2〉는 5월 25-27일 조사방법별 광주/전라, 대구/경북 후보 지지도 평균과 실제 득표율입니다.
CATI는 실제 득표율과 유사합니다. 그런데 ARS는 광주/전라에서 김문수, 대구/경북에서 이재명 지지도가 높습니다. 이는 표본오차 범위를 벗어날 뿐 아니라, 해당 지역 투표 경향을 고려할 때 선거 막바지 변화 여지도 크지 않습니다.

광주/전라, 대구/경북 사례는 ‘CATI의 샤이 보터’ 현상이 아닌 ‘ARS의 샤우팅(shouting) 보터’ 현상이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정치 고관심층의 적극적 참여로 ARS에는 그들 의견이 실제보다 과도하게 반영된다는 뜻에서 말입니다. 한국갤럽은 매주 공개하는 조사 결과 집계표에 정치 관심 정도를 4단계로 구분해 제시하며, 과거 수차례 CATI에서의 고관심층 여론이 ARS와 유사함을 분석한 바 있습니다.
여론조사는 그 자체로 어느 쪽의 편도 아닙니다. 정해진 절차와 시스템, 질문으로 도출한 여론을 제시할 뿐입니다. 여러 명백한 증거에도 샤이 보터 주장을 거듭한다면, 그 ‘부끄러움’은 지지층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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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여론조사 정확성 평가
우리나라 주요 선거에서의 실제 득표율은 사전 선거여론조사 결과와 일치율이 높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국내 조사 역량이 우월하거나 열등해서가 아니라, 국가별 조사 환경이 확연히 달라 비교 불가하다는 의미입니다.
2026년 현시점 국내 선거여론조사는 거의 무선전화로 진행됩니다. 이때 쓰는 전화번호는 무작위로 생성하거나(RDD: Random Digit Dialing), 지정 기간에만 연결되는 이동통신 3사 제공 가상번호 등을 통해 확률추출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전체 유권자를 대표하는 표본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100%에 가까운 무선전화 서비스 이용률과 선거여론조사에 한해 이동통신회사가 자사 고객 정보(지역, 성별, 연령대) 기반 가상번호를 추출해 제공하게끔 한 국내 법제도 덕분입니다. 전화조사에 이 같은 단일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나라는 지극히 드뭅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지역, 성별, 연령대 등 유권자 특성별 투표 성향 차이가 비교적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내 체류 외국인, 결혼 이주민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미국 사회와 같은 다민족 국가에 비할 바 아닙니다. 미국은 광대한 국토에 언어, 인종, 문화 등 다양성 측면에서 훨씬 더 복잡하고 파편화되어 표본 대표성 확보가 더욱 어렵습니다.
국가별 선거여론조사의 정치사회적 기능과 관련 법제도를 고려하면, 그 궁금증의 해답은 저명한 해외 석학이 아닌 국내 조사 전문가를 통해 찾아야 합니다. 인정할 만한 전문가가 없거나, 자칭 전문가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이미 공표된 데이터를 살펴보시기를 권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여심위’)가 있습니다. 2014년 2월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여론조사의 객관성·신뢰성 확보를 목적으로 설치된 심의기구입니다. 언론 공표용 선거여론조사의 조사방법, 진행 내역, 질문지, 조사 결과 집계표는 모두 중앙여심위 홈페이지에 등록되며, 누구나 열람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기술 없이도 그곳에서 조사 결과를 검색하고 내려받아서 비교하기 쉽습니다.
단, 사전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실제 득표율과 비교할 때는 다음 몇 가지를 주의해야 합니다.
첫째, 우리나라에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이 존재합니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1대 대선에서는 D-7 3차 토론회(이준석 발언 구설수) 직후 공표금지기간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앙여심위 홈페이지에서는 선거일 7일 이전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만 열람 가능합니다.
둘째, 여론조사 결과에는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거나 응답을 거부하는 유보층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사방법별 유보층 크기가 다르므로 비교를 위해서는 이들의 선택을 예상하여 배분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셋째, 통상 선거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 일치성을 정확성 판단의 근거로 삼지만, 이외 다양한 측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컨대 선거 과정 전반에서 여론조사의 핵심 기능은 정치적 이벤트에 따른 변화 감지와 세부 특성별 차이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중요 사건으로 여론이 바뀌었는데, 이를 잘 반영하지 못한다면 정확한 조사라 할 수 없습니다.
넷째, 무턱대고 숫자만 비교하기보다 조사방법별 특성을 고려해 결과를 살펴야 합니다. 전국 숫자만 중요하게 볼 것이 아니라, 대구/경북, 광주/전라처럼 정치적 지향성이 뚜렷한 권역에서 실제 선거 득표율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정치 저관심층이 많은 20대에서 무당층이 너무 작지 않은지도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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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론조사 환경 특수성과 위협 요인
중요 국면이나 선거철이 되면 정치권은 자기 유불리에 따라 여론조사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거나, 불신론을 펼치곤 합니다. 일부 언론은 조사방법에 관한 기본적 이해 없이 여론조사의 지엽적 문제점을 부각하거나, 외부 기관/전문가로부터 소위 ‘답정너’ 식의 자문을 구해 기획 기사를 냅니다. 사회과학 분야 대표적 연구방법론인 여론조사의 과학적 측면과 순기능에 관한 고찰, 참여 독려 노력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국내외 주요 저널에 실리는 연구들은 각기 고유한 목적과 맥락이 있습니다. 많은 연구는 엄격한 실험적 통제 아래 조건을 달리하여 비교하고 결론을 도출합니다. 엄연히 목적이 다른 연구를 제대로 통찰하지 않고 일부 내용만 발췌·인용해서 자신의 정치적 주장에 근거로 삼는 것, 그런 주장을 마구잡이로 퍼뜨린다는 사실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그럴 시간에 이미 공개된 데이터를 조금이라도 봐 주셨으면 합니다. 한국 유권자들의 정당에 대한 시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한국갤럽이 매주 조사를 시작한 2012년부터 2026년 현재까지 평균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유권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입니다.
2025년 한 해를 통틀어 데일리 오피니언 조사 기준 무당층은 평균 22%입니다. 지난 대선을 2주 앞둔 5월 3주차 13%가 최소, 현 여권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밀어붙인 9월 4주차 30%가 최대입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분에게 ‘귀하의 성향이 어느 정당에 더 가까운지’ 재질문하여 얻은 수치입니다. 첫 질문 기준으로만 집계하면 무당층은 곱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디 과학의 영역에서 논문 등을 통해 발견된 이론과 자기주장을 섞어 사실을 왜곡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는 국내 정치, 여론조사 영역뿐 아니라 과학 영역에도 해를 끼치는 일입니다.
덧붙여서:
〈그림 2〉에는 조사회사를 알파벳으로 표시했습니다. CATI와 ARS 평균 영역을 벗어난 회사가 세 곳입니다. 위로는 M사, 아래로는 A, D사입니다. 이런 회사들은 특정 유권자층을 겨냥한 주제를 선정하고, 그들이 원하는 관점에서 결과 해석하는 행태를 보입니다. 프로야구 편파중계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의도적으로 편향된 여론조사는 사회 구성원의 눈을 가리고 불신과 음모론을 조장합니다.

현재 국내 여론조사 신뢰성을 위협하는 주범은 왜곡된 정보와 낭설을 유포하는 일부 유튜버와 그들과 공생하며 선동을 일삼는 정치꾼들입니다. CATI든 ARS든 조사에 참여하는 유권자의 선의와, 공정성과 중립성을 우선시하는 조사연구자의 노력을 존중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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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여론조사에서 숨은 유권자 찾기:
제21대 대선 조사 92건과 실제 득표율 비교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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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이 보터(shy voter)’, 허상인가 실상인가?
→ 여론 흐름의 반영: CATI와 ARS의 구조적 차이
→ 대구/경북, 광주/전라 권역 실제 득표율과 ARS의 ‘샤우팅(shouting) 보터’ 현상
→ 선거여론조사 정확성 평가
→ 국내 여론조사 환경 특수성과 위협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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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 보터(shy voter)’, 허상(虛像)인가 실상(實像)인가?
오래전부터 우리나라 선거에서는 후보로 나선 정치인들이 여론조사에 드러나지 않은 ‘숨은 표, 숨은 유권자’가 있다며 지지층에게 투표를 독려했습니다. 요즘 정치권에서는 ‘샤이 보터(shy voter)’라는 용어가 더 자주 들립니다. 2016년 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와 미국 대통령선거에 앞서 발표된 여론조사 상당수가 실제 결과와 다른 흐름을 보인 데서 등장한 표현입니다.
외국의 구체적 사례는 차치하고, 국내에서는 대세와 다른 심중을 지닌 (현시점 기준 보수 성향 야권을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여론조사 참여를 거부하거나 참여하더라도 솔직하게 답하지 않는 현상으로 통용됩니다.
일각에서는 기계음을 듣고 숫자를 눌러 답하는 자동응답(이하 ‘ARS’)보다 사람이 직접 묻고 답하는 인터뷰(전화면접, 이하 ‘CATI’) 방식 전화조사에서 그런 현상이 더 두드러진다고 주장합니다. 낯선 번호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았는데, 휴대폰 저편의 생면부지 조사원에게 질문 순서대로 답하던 도중 특정 정당이나 정치인을 지지한다고 말하기는 차마 부끄러워 회피한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럴까요? 아래 〈표 1〉은 가장 최근에 치러진 제21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입니다. 2025년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선거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 사흘간 CATI 7건과 ARS 21건 조사 결과 평균입니다(비교를 위해 지지 후보 유보층은 1, 2위 균등 배분).

지난 대선은 국민의힘이 배출한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인한 궐위선거였습니다. 줄곧 윤 대통령 탄핵 찬성 여론이 우위였으니, 아마도 국민의힘 지지층이 샤이 보터가 됐을 것입니다. 그러나 〈표 1〉에서 CATI와 ARS 차이는 크지 않고, 각각 실제 득표율과 비교해도 2%포인트 이내 격차입니다. 이는 표본조사 영역에서 유의미한 차이가 아닙니다. 따라서 지난 대선 기준 CATI에서 샤이 보터가 있었다는 주장은 힘을 잃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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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 흐름의 반영: CATI와 ARS의 구조적 차이
선거는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정치적 이벤트입니다. 대통령선거, 국회의원선거, 지방선거가 임박했을 때가 소위 정치 ‘성수기’로, 정치권에 대한 유권자들의 주목도가 높은 시기입니다. 선거여론조사 공표금지 직전 사흘간 CATI와 ARS 결과는 유사하지만, 좀 더 기간을 넓혀 보면 여론의 흐름은 약간 달리 반영됩니다. CATI에 비해 정치 고관심층 참여 비중이 큰 ARS는 정치적 이벤트에 대한 반응성이 제한적이고, 변동 폭도 작은 편입니다(→ [조사談] 정치 관심도와 여론조사).
〈그림 1-1, 2, 3〉은 지난 대선 후보 등록 마감 다음날인 2025년 5월 12일부터 공표용 여론조사 마지막 날인 27일까지 진행된 CATI 30건, ARS 62건 데이터를 LOESS(국소회귀) 방식으로 분석해 표시한 후보별 지지도 그래프입니다. LOESS는 평균에서 먼 추정치에 더 작은 가중치를 부여하는 평활 기법으로 사전 가정 없이 유연하게 추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CATI는 파랑, ARS는 회색으로 표시했습니다. 지난 대선에서 가장 큰 국면 전환점은 5월 17일 윤 전 대통령 탈당과 18일 1차 TV 토론이었습니다. 이후 이재명 지지도는 하락했고 김문수, 이준석은 상승했습니다. CATI는 이러한 변화를 뚜렷이 보여줬지만, ARS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D-7 저녁 3차 TV 토론 후 변화도 간과할 수 없습니다. 한국갤럽의 D-7 이후 조사에 따르면, 이준석 지지도가 하락했고 그만큼 김문수가 상승했습니다. 투표 임박할수록 당선 가능성 높은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는 일명 ‘사표(死票) 방지 심리’, 그리고 3차 TV 토론에서 이준석의 문제적 발언에 따른 영향으로 보이는 흐름입니다.
이런 여론의 변화는 주로 성향 중도층이나 정치 약관심층에서 발생합니다. 정치 관심도가 높을수록 후보 결정이 이르고, 특정 현안에 대한 태도가 확고해 돌발 사건이나 이슈에 따라 바뀔 여지가 적습니다. 현재 정치 지형에서 여당과 제1야당 지지도가 엇비슷하거나 무당층이 적게 포함된 여론조사는 우리나라 전체 유권자를 충분히 대표하지 못합니다. 정치 고관심층 위주의 조사, 즉 상당수 유권자를 배제한 조사라는 방증입니다.
CATI나 ARS는 그저 조사방법의 일종입니다. 절대적으로 맞고 틀리다 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조사방법별 특성에 대한 이해 없이 샤이 보터 주장에 기대 특정 조사를 맹신하거나 불신한다면, 여론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스스로 약진할 기회를 잃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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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 광주/전라 권역 실제 득표율과
ARS의 샤우팅(shouting) 보터 현상
지금까지는 전국 기준으로 봤는데요. 이번에는 정치적 지향성이 뚜렷한 두 권역, 대구/경북과 광주/전라를 중심으로 보겠습니다. 만약 샤이 보터가 심리적 동조화에 기반한 현상이라면 이들 지역에서는 대세가 아닌 정당 후보를 지지한다고 말하는 것이 꺼려질 만합니다. 그렇다면 대구/경북에서는 국민의힘, 광주/전라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CATI보다 ARS에서 더 높게 나타나야겠지요.
〈표 2〉는 5월 25-27일 조사방법별 광주/전라, 대구/경북 후보 지지도 평균과 실제 득표율입니다.
CATI는 실제 득표율과 유사합니다. 그런데 ARS는 광주/전라에서 김문수, 대구/경북에서 이재명 지지도가 높습니다. 이는 표본오차 범위를 벗어날 뿐 아니라, 해당 지역 투표 경향을 고려할 때 선거 막바지 변화 여지도 크지 않습니다.

광주/전라, 대구/경북 사례는 ‘CATI의 샤이 보터’ 현상이 아닌 ‘ARS의 샤우팅(shouting) 보터’ 현상이 존재함을 보여줍니다. 정치 고관심층의 적극적 참여로 ARS에는 그들 의견이 실제보다 과도하게 반영된다는 뜻에서 말입니다. 한국갤럽은 매주 공개하는 조사 결과 집계표에 정치 관심 정도를 4단계로 구분해 제시하며, 과거 수차례 CATI에서의 고관심층 여론이 ARS와 유사함을 분석한 바 있습니다.
여론조사는 그 자체로 어느 쪽의 편도 아닙니다. 정해진 절차와 시스템, 질문으로 도출한 여론을 제시할 뿐입니다. 여러 명백한 증거에도 샤이 보터 주장을 거듭한다면, 그 ‘부끄러움’은 지지층이 감당해야 할 몫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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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여론조사 정확성 평가
우리나라 주요 선거에서의 실제 득표율은 사전 선거여론조사 결과와 일치율이 높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습니다. 국내 조사 역량이 우월하거나 열등해서가 아니라, 국가별 조사 환경이 확연히 달라 비교 불가하다는 의미입니다.
2026년 현시점 국내 선거여론조사는 거의 무선전화로 진행됩니다. 이때 쓰는 전화번호는 무작위로 생성하거나(RDD: Random Digit Dialing), 지정 기간에만 연결되는 이동통신 3사 제공 가상번호 등을 통해 확률추출이 가능합니다. 이처럼 전체 유권자를 대표하는 표본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은 100%에 가까운 무선전화 서비스 이용률과 선거여론조사에 한해 이동통신회사가 자사 고객 정보(지역, 성별, 연령대) 기반 가상번호를 추출해 제공하게끔 한 국내 법제도 덕분입니다. 전화조사에 이 같은 단일 시스템을 활용할 수 있는 나라는 지극히 드뭅니다.
또한 우리나라는 지역, 성별, 연령대 등 유권자 특성별 투표 성향 차이가 비교적 오래 지속되고 있습니다. 국내 체류 외국인, 결혼 이주민이 점차 증가하고 있으나 미국 사회와 같은 다민족 국가에 비할 바 아닙니다. 미국은 광대한 국토에 언어, 인종, 문화 등 다양성 측면에서 훨씬 더 복잡하고 파편화되어 표본 대표성 확보가 더욱 어렵습니다.
국가별 선거여론조사의 정치사회적 기능과 관련 법제도를 고려하면, 그 궁금증의 해답은 저명한 해외 석학이 아닌 국내 조사 전문가를 통해 찾아야 합니다. 인정할 만한 전문가가 없거나, 자칭 전문가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이미 공표된 데이터를 살펴보시기를 권합니다.
우리나라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이하 ‘중앙여심위’)가 있습니다. 2014년 2월 개정된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여론조사의 객관성·신뢰성 확보를 목적으로 설치된 심의기구입니다. 언론 공표용 선거여론조사의 조사방법, 진행 내역, 질문지, 조사 결과 집계표는 모두 중앙여심위 홈페이지에 등록되며, 누구나 열람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기술 없이도 그곳에서 조사 결과를 검색하고 내려받아서 비교하기 쉽습니다.
단, 사전 선거여론조사 결과를 실제 득표율과 비교할 때는 다음 몇 가지를 주의해야 합니다.
첫째, 우리나라에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여론조사 공표금지기간이 존재합니다. 한국갤럽이 자체 조사한 바에 따르면 21대 대선에서는 D-7 3차 토론회(이준석 발언 구설수) 직후 공표금지기간에 변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중앙여심위 홈페이지에서는 선거일 7일 이전까지의 여론조사 결과만 열람 가능합니다.
둘째, 여론조사 결과에는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았거나 응답을 거부하는 유보층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조사방법별 유보층 크기가 다르므로 비교를 위해서는 이들의 선택을 예상하여 배분하는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셋째, 통상 선거여론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 일치성을 정확성 판단의 근거로 삼지만, 이외 다양한 측면도 고려해야 합니다. 예컨대 선거 과정 전반에서 여론조사의 핵심 기능은 정치적 이벤트에 따른 변화 감지와 세부 특성별 차이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중요 사건으로 여론이 바뀌었는데, 이를 잘 반영하지 못한다면 정확한 조사라 할 수 없습니다.
넷째, 무턱대고 숫자만 비교하기보다 조사방법별 특성을 고려해 결과를 살펴야 합니다. 전국 숫자만 중요하게 볼 것이 아니라, 대구/경북, 광주/전라처럼 정치적 지향성이 뚜렷한 권역에서 실제 선거 득표율과 얼마나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정치 저관심층이 많은 20대에서 무당층이 너무 작지 않은지도 눈여겨볼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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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여론조사 환경 특수성과 위협 요인
중요 국면이나 선거철이 되면 정치권은 자기 유불리에 따라 여론조사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거나, 불신론을 펼치곤 합니다. 일부 언론은 조사방법에 관한 기본적 이해 없이 여론조사의 지엽적 문제점을 부각하거나, 외부 기관/전문가로부터 소위 ‘답정너’ 식의 자문을 구해 기획 기사를 냅니다. 사회과학 분야 대표적 연구방법론인 여론조사의 과학적 측면과 순기능에 관한 고찰, 참여 독려 노력은 잘 보이지 않습니다.
국내외 주요 저널에 실리는 연구들은 각기 고유한 목적과 맥락이 있습니다. 많은 연구는 엄격한 실험적 통제 아래 조건을 달리하여 비교하고 결론을 도출합니다. 엄연히 목적이 다른 연구를 제대로 통찰하지 않고 일부 내용만 발췌·인용해서 자신의 정치적 주장에 근거로 삼는 것, 그런 주장을 마구잡이로 퍼뜨린다는 사실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그럴 시간에 이미 공개된 데이터를 조금이라도 봐 주셨으면 합니다. 한국 유권자들의 정당에 대한 시선은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습니다. 한국갤럽이 매주 조사를 시작한 2012년부터 2026년 현재까지 평균적으로 보면 우리나라 유권자 다섯 명 중 한 명은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층입니다.
2025년 한 해를 통틀어 데일리 오피니언 조사 기준 무당층은 평균 22%입니다. 지난 대선을 2주 앞둔 5월 3주차 13%가 최소, 현 여권이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를 밀어붙인 9월 4주차 30%가 최대입니다.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답한 분에게 ‘귀하의 성향이 어느 정당에 더 가까운지’ 재질문하여 얻은 수치입니다. 첫 질문 기준으로만 집계하면 무당층은 곱절이 될 수도 있습니다.
부디 과학의 영역에서 논문 등을 통해 발견된 이론과 자기주장을 섞어 사실을 왜곡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이는 국내 정치, 여론조사 영역뿐 아니라 과학 영역에도 해를 끼치는 일입니다.
덧붙여서:
〈그림 2〉에는 조사회사를 알파벳으로 표시했습니다. CATI와 ARS 평균 영역을 벗어난 회사가 세 곳입니다. 위로는 M사, 아래로는 A, D사입니다. 이런 회사들은 특정 유권자층을 겨냥한 주제를 선정하고, 그들이 원하는 관점에서 결과 해석하는 행태를 보입니다. 프로야구 편파중계는 팬들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의도적으로 편향된 여론조사는 사회 구성원의 눈을 가리고 불신과 음모론을 조장합니다.

현재 국내 여론조사 신뢰성을 위협하는 주범은 왜곡된 정보와 낭설을 유포하는 일부 유튜버와 그들과 공생하며 선동을 일삼는 정치꾼들입니다. CATI든 ARS든 조사에 참여하는 유권자의 선의와, 공정성과 중립성을 우선시하는 조사연구자의 노력을 존중해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